전북 군산항(사진)의 물동량이 개항 122년만에 처음으로 2000만t 시대를 열었다.
3일 군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군산항의 총 물동량은 2149만여t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1813만여t보다 18.5%가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성과는 환적 차량이 몰린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환적(transhipment)차’란 육지의 도로나 물류 시설은 사용하지 않고 항만 내에서 배만 바꿔 싣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차량과 부품 관련 물동량은 1년전 131만여t에 비해 3.36배가 증가한 442만여t에 달했다.
더불어 고철 물량이 전년 22만여t에서 33만여t으로 50% 가까이 늘어났다. 또 원목은 51만t에서 62만t으로, 목재·목탄은 36만5000t에서 43만7000t으로 증가했다. 가장 많이 오간 품목은 사료로, 지난해 모두 524만여t이 군산항을 통해 수입되고 80여t이 수출길에 올랐다.
1899년 5월 개항한 군산항은 2017년 물동량이 1900만t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과 지엠대우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이듬해 1800만t으로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임에도 관계기관들의 노력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항만 관계자들은 “이번 물동량 2000만t 시대 개막은 군산항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여세를 몰아 군산항이 특화항만으로 거듭날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전북도와 군산시, 하역사와 선사 등 항만 이용자 중심의 전문가들과 함께 항만프로모션 추진단(PPT)을 구성해 군산항 물동량 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로 여겨진다”고 했다.
그러나 군산항 물동량은 연간 하역능력의 70%선을 간신히 넘겼고 항구 물동량 순위도 여전히 10위권 밖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기록을 세운 물동량 2149만t은 연간 하역능력 3007만t의 71.5%에 그친다. 또 이 수치는 지난해 전국 항만 물동량 15억8070만여t의 1.36%에 불과한 분량이다.
국내 항만의 물동량 점유비율은 부산항이 28%로 가장 높고, 광양항(18.5%), 울산항(11.7%), 인천항(10%) 순이다. 군산항은 평택당진항, 대산항, 포항항, 동해 묵호항, 마산항, 목포항, 보령항(1.4%)에 이은 12위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군산항이 낮은 수심 등의 영향으로 아직도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30040&code=11131424&cp=nv